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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강제추행합의, 처벌 피할 수 있나요? [합의 시점에 따른 처벌 수위 총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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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추행합의
 


강제추행 혐의로 형사 입건된 피의자들이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피해자와의 합의입니다.


동시에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은 "피해자와 합의하면 처벌을 완전히 피할 수 있는가?"인데요.


우선 이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명확히 하겠습니다.


강제추행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혀도 처벌이 가능한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므로 합의만으로 형사 절차가 완전히 종결되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제추행합의는 사건의 결과를 좌우하는 가장 결정적인 요소입니다.


어느 시점에, 어떻게 합의를 이루어내느냐에 따라 전과 기록이 남지 않는 기소유예 처분부터 실형까지 결과가 극명하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문에서는 형사 절차의 각 단계별로 합의가 처벌 수위에 미치는 실질적인 영향을 분석하고 최선의 결과를 위한 접근법을 제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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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합의의 법적 의미와 중요성


형법상 강제추행죄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재판부는 범행 동기, 피해 정도, 피의자의 태도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구체적인 처벌 수위를 결정하는데요.


이때 '피해자와의 원만한 합의' 여부는 가장 중요한 감경 사유로 작용합니다.


피해자가 피의자로부터 진심 어린 사과와 적절한 피해 보상을 받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


이 내용은 '피해자의 피해가 상당 부분 회복되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즉 합의는 의무는 아니지만, 선처를 받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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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합의 시점별 처벌 수위?


강제추행합의는 언제 하느냐에 따라 법적 효력이 달라집니다.


형사 절차는 크게 ①경찰·검찰 수사 단계 ②법원 1심 재판 단계 ③항소심(2심) 재판 단계로 나뉘는데요.


 

① 수사 단계(경찰·검찰)에서의 합의: 기소유예 목표


가장 이상적인 합의 시점은 검사가 사건을 법원으로 넘기기 전, 즉 기소하기 전인 수사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 피해자와 원만하게 합의하여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면 검사는 피의자의 혐의가 인정되더라도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기소유예 처분을 내릴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기소유예는 전과 기록에 남지 않으므로 피의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무혐의 다음으로 가장 좋은 결과입니다.


따라서 혐의를 부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모든 역량을 집중하여 수사 단계에서의 합의를 목표로 해야 합니다.


 

② 1심 재판 단계에서의 합의: 집행유예 또는 벌금형 목표


검사가 기소하여 형사 재판이 시작된 이후에도 합의는 여전히 중요합니다.


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 피해자와 합의하면 재판부는 이를 핵심적인 양형 자료로 참고하여 처벌 수위를 크게 낮춰줍니다.


예를 들어 합의가 없었다면 실형이 선고될 사안도 집행유예로 감형될 수 있고 집행유예가 예상되던 사안은 벌금형으로 낮아질 수 있습니다.


실형을 피하고 사회생활을 유지해야 하는 피의자에게 1심 판결 전 합의는 마지막 기회와도 같습니다.


 

③ 항소심 단계에서의 합의: 실형 감경 목표


1심에서 합의에 실패하여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되었다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합의가 이루어지면 감형을 받을 수 있는데요.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이후 새롭게 발생한 사정(피해자와의 합의 등)을 고려하여 형량을 다시 정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미 구속된 상태에서 수감 기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1심 판결 전 합의에 비해 그 실익이 크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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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합의가 어려운 현실적인 이유


강제추행합의 과정은 단순히 합의금을 전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특히 성범죄 사건에서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을 시도하는 것은 2차 가해로 간주되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는데요.


피해자 측은 가해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거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칫 잘못 접근했다간 합의 가능성을 완전히 차단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또 합의금에는 정해진 기준이 없다 보니 사안에 비해 과도한 금액을 요구받는 경우도 발생하는데요.


이러한 상황에서 감정적인 대응을 피하고 이성적으로 합의를 조율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닙니다.


그러니 가능한 합의는 법률 대리인을 통해 소통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3자인 대리인을 통해 정중하게 사죄의 뜻을 전하고 유사 사건의 판례 등을 근거로 합리적인 합의금 수준을 조율하며


'향후 민·형사상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명시하여 추가적인 법적 분쟁의 소지를 없애는 등 전체 과정을 전문가의 검토 아래 진행해야 합니다.


 

강제추행합의는 처벌을 완전히 면제받는 수단은 아니지만 처벌 수위를 결정할 만큼 힘 있는 변수입니다.


전과 기록을 피하기 위해서는 가급적 수사 단계에서 합의를 마무리 짓는 것이 최선이고


늦어도 1심 판결 전까지는 합의를 성사시켜야 실형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피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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